레저문화가 극도로 발달된 미국에서 RV(Recreational Vehicle)는 모터홈(motor-home)과 트레블

트레일러(travel Trailer) 및 트럭 캠퍼(truck camper) 등을 통칭하는 용어다. RV는 크기와 형태는

다르지만 침대와 욕실, 부엌 등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모터홈은 자체로 추진되는 엔진이 달려 있고,

모터홈용 특수 섀시로 만든 클래스A의 모터홈과 밴 섀시를 이용한 클래스B, C의 미니 모터홈이 있다.

모터홈과 시설은 거의 같으면서 자체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픽업 트럭이나 SUV에 의해 견인되는 RV를

트레블 트레일러라고 한다. 트럭 캠퍼는 픽업 트럭 위에 올려놓게 만든 소형 RV다.

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이같은 RV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국립공원과 같은 관광, 휴양지에는 대개 RV

캠프장이 마련되어 있고, 이곳에 RV를 주차시키면 바로 전기와 수돗물을 공급받고 하수도와 연결할 수 있다.

RV가 바로 여행의 기본조건인 잠자리와 식사를 해결해 주는 호텔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본래의 의미와 전혀 상관없이 미니밴이나 미니밴을 포함한 SUV를 통칭하는 용어로 RV를

사용한다. 너무 지나친 비약이다. 모 자동차회사에서 미니밴과 왜건형 승용차에 레저용 옵션 패키지를 추가해

RV 모델로 선보이고 있는데, 마케팅 전략일 수는 있겠지만 RV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어 안타깝다.

필자는 RV란 단어를 남용하지 말고, 우리 나라에도 진짜 모터홈이나 트레블 트레일러 같은 RV가 일반화되는

날까지 이 용어를 아껴 두자고 말하고 싶다.
SUV는 스포츠/다목적차다. 대부분 4륜구동 메커니즘을 갖고 있고 시트를 여러 형태로 변형시켜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승용차다. ‘스포츠’라는 용어 때문에 스포츠카의 성능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우리

나라의 SUV는 경제적인 이유로 대부분 디젤 엔진을 쓰기 때문에 힘이 강하지 못하다.

미국의 경우 SUV는 일반적으로 강력한 엔진을 얹지만 엄청난 파워는 속도를 내기보다는 보트나 트레블 트레일러

등을 견인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SUV 설명을 보면 최대 견인능력이 꼭 단골 메뉴로 따라다닌다. 또 SUV는

차고가 높고 험로주행을 위한 서스펜션 세팅으로 승차감과 핸들링이 승용차를 따라가지 못하므로 SUV와 스포츠

드라이빙은 거리가 멀다. SUV는 스포츠 감각 그 자체보다는 스포츠/레저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주는 차로 이해하는 것이 올바르다.